청소년 인터넷 게임 중독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3, 4월 청소년 174만 명을 대상으로 ‘2012년 인터넷 이용습관 진단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4%에 해당하는 6만 8,044명이 인터넷 중독 위험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25%인 1만 6,714명은 심각한 위험사용군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엔 스마트폰을 이용한 청소년게임중독자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학교, 버스, 길거리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스마트폰 게임에 빠져 있는 학생들이 많은데요.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님의 근심은 날로 늘어만 갑니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과다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고 예방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인터넷 과다사용 예방 연극’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연극은 10월 11일부터 시작해 12월 18일까지 총 55회에 걸쳐 초등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공연합니다. ‘창작마을’ 공연팀이 두 가지 작품으로 초등학생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로그인의 줄임말 ‘로긴’과 ‘스마트 흥보폰, 놀보폰’입니다.

지난 25일 잠전초등학교에서 공연 ‘로긴’이 무대에 올랐는데요. 현실과 가상세계를 넘나드는 주인공 ‘철이’의 게임중독 이야기는 초등학교 4학년들의 공감과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이불을 덮어쓰고서 밤늦게까지 게임하는 철이

학교생활은 이미 엉망이 되어 학교도 가지 않고 엄마 몰래 PC방으로 등교하게 됩니다. ‘한판 더... 한판만 더... 딱 한판만 더 하자’라고 생각한 게 중독자가 돼 버린 거죠.

이런 철이를 게임의 세계로 더 깊이 끌고 간 검은 옷을 입은 겜마(게임마왕)는 철이를 가상과 현실세계를 구분하지 못 하도록 만듭니다. ‘공부해라, 밥먹어라, 게임 그만해라’며 잔소리만 해대는 엄마, ‘학교 지각하지 마라, 공부 좀 해라’고 듣기 싫은 소리만 하는 선생님을 총으로 쏴서 죽여 버리게 했습니다.

겜마는 말합니다. “네가 위너야! 엄마, 선생님을 다 처리했어!! 게임의 승자!!!”

달콤한 겜마의 속삭임에 주인공은 가족과 선생님을 죽이고도 정신을 못 차리죠. 그리고는 키보드를 더욱 열심히 두드립니다.

▲ 게임중독을 유도하는 게임마왕(좌), 주인공 철이와 겜마가 같이 게임하는 모습(우)

어느 날, 철이는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그 때서야 엄마를 찾죠. 하지만 엄마는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자신이 쏜 총에 엄마가 죽은 걸 뒤늦게 안 철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괴로워합니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어렴풋이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철이! 그만 자고 일어나지?!!”

게임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다가 게임하는 꿈을 꾼 겁니다. 그 때서야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철이, 이제 다시는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연극은 게임에 빠져 사는 청소년들의 실상을 잘 반영했습니다. 학생들은 이 연극을 본 뒤 깨달은 바가 많다고 합니다. 김이황 학생의 말입니다.

“매일 한 시간씩, 주말에는 12시간씩 게임해요. 그런데 이 연극을 보니까 ‘움찔’ 하네요. 주말에도 많이 안 하도록 노력할거에요.”

겜마가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정원호 학생은 “겜마가 꼭 저한테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게임중독 되지 않도록 더 많이 줄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게임시간을 단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학생들에게 글이 아닌 ‘감성’으로 인터넷 중독의 심각성을 보여주고자 이 연극을 신청했던 강선미 선생님은 “시각적으로 아이들이 보고 느낄 수 있어 효과적인 것 같다.”며 “학교로 찾아와주는 공연이 많지 않은데 이렇게 실감나는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반성하고 각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전했습니다.

극단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인터넷 게임탈출 5계명’을 알려주었습니다.
하나. 규칙적인 생활하기
둘. 학교생활 잘하기
셋. 친구들과 함께하기
넷. 절제력 기르기
다섯. 이용연령 지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