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뭔가 새로운 각오로 공부를 하긴 해야겠는데 막상 시작하려고 보니 해 놓은 것보다는 하지 않은 게 더 많고, 할 수 있는 것보다는 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게 더 많은 지,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물어오는 편지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세상의 그 어느 누구에게도 공부를 편하게 빠르게 쉽게 할 수 있는 비결은 없습니다. ‘기하학자 유클리드에게 수학을 배우던 왕이 너무 어렵고 힘이 드니 쉽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을 때 유클리드는 배움에는 왕도(王道) 즉 지름길은 없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배움에는 누구를 막론하고 남들이 하는 것 만큼의 수고와 노력과 대가를 치뤄야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남들의 두 배, 세배 되는 대가를 치뤄야 할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쉽게 어떤 비결을 가지고 공부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 하더라도 이 공부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굳은 의지가 바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몇 해 전 70세가 되신 할머니께서 중학교 입학 검정고시에 최고령자로 합격하심으로 해서 배움은 나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을 뿐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누구든 다시 시작의 출발선에 서고 보면 지나가 버린 시간이 아깝고 남들은 저만치 앞서 있는데 이제 와서 내가 ‘공부는 무슨 공부’라는 적당한 타협과 변명으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그 생각에 매여 있는 이상 여러분에게 발전이나 변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더 배우길 원하고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지금, 그 생각을 생각 만으로만 만족하지 말고 그 부끄러움이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세요.

“늦었다고 생각하는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라는 평범한 진리는 이미 오늘의 시간이 먼 과거가 되었을 때만이 아프게 느껴집니다. 지금 시작하면 1년 후에 시작하는 것보다 1년 빠르고, 내일 시작하는 것보다 하루 빠릅니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불가능을 꿈꾸기 보다는 지금 이 순간부터 우직한 마음으로 시작의 첫 발을 내딛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름길만 찾으려고 이리저리 헤매다간 우린 그 어느 곳으로도 갈 수 없습니다. 남들의 다 가는 그 길을 가세요. 설령 남들보다 더 왠 시간 가더라도 끝까지 가겠다고 결심하세요.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난 남들보다 공부를 못하니까’로 시작되는 수많은 핑계들을 ‘난 남들보다 공부를 안 하니까’로 바꾸세요. 안 했을 뿐이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망설임이 길어질수록 두려움 역시 커지며 변화는 늦어질 뿐입니다.

공부를 잘 해 보고 싶다는 이여!
그 생각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지금 행동하세요.
시작이 비결일 뿐입니다.


<쪽지도서>, ‘사랑하는 이에게’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