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를 배우기 시작한 아이가 뒤뚱거리며 한 발자국을 떼자 아이를 쳐다보고 있던 온 집안사람들이 박수를 치다가 이내 넘어져서 우는 아이를 격려하는 텔레비전 광고가 있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소파를 잡고 일어선 날, 한 발자국을 떼려고 시도한 날, 털썩 주저앉고도 엉덩이를 다치고도 울지 않은 날, 소파에 의지해서 한 발자국 옆으로 걸은 날, 소파에서 손을 떼고 혼자 일어서서 몇 초 동안 서 있었던 날 등 여러 가지로 아이의 자라는 모습을 기록해 둡니다.

아이를 키우는 어떤 엄마도 우리 아이가 오늘 한 발자국 떼려다 넘어졌다고 해서 영영 일어나지 못하고 방바닥만 기고 다니는 앉은뱅이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수없이 넘어지고 뒤집어지고 구르면서도 다시 일어나고 언제 가는 혼자서 걷게 된다는 것을 압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걷는 법을 배웠고 걷게 되었습니다. 단지 걸을 뿐만 아니라 나중엔 달리게 되고 춤을 추게 되고 머리를 땅에 대고 돌리게 된다는 것까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도 아이가 넘어졌다고 해서 영원히 못 걸으리라고 걱정하지 않습니다. 십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십대가 되면 모두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눈이 뜨이고 관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깁니다. 좀 더 잘하고 싶고, 좀 더 아름다워지고 싶고, 좀 더 멋지게 보이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누구 앞에서나 나를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생깁니다. 그런데 그 욕망이 한 번 결심하고 시도했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 번이나 열 번의 시도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끊임없는 실패를 통해서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와 십대의 차이는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습니다.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이가 어제 넘어진 기억 때문에 오늘 걸음마 떼기를 주저하고 앉아서 한숨 쉬면서 난 왜 옆 집 아이처럼 멋있게 걷지 못할까 고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내가 넘어졌다고 안타까워하는 부모의 얼굴이 떠올라 이제 걷는 것도 시도하기를 포기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이는 걷는 것만 생각하고 넘어진 기억은 잊어버리고 걷고 싶은 욕망과 걷는 모습만 생각합니다. 걷기 위해서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또 시도합니다. 아무도 아이가 걷다가 넘어진 것을 탓하지 않습니다. 몇 시간 안에 걷지 못했다고 탓하지 않습니다. 조금 늦고 빠르고는 있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아이는 혼자 일어서서 걷게 됩니다. 아이는 그것을 믿습니다. 부모는 그것을 압니다.

오늘 내가 친구보다 잘나지 못한 것 같아서, 부모님의 꾸중이 마음에 남아서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포기하는 마음이 든다면 걸음마를 연습하는 아이처럼 다시 웃으며 일어서기 바랍니다.

다시 시도하세요. 걸어보세요. 시작해 보세요.
작은 차이일 뿐 우리는 결국 우리가 원하는 곳에 이르게 된답니다.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 출처 :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 칼럼 中에서 (http://www.teen4u.co.kr)